♣복음찬송가

★전송가‘의 진짜 주인공★

생수의 강 2008. 10. 27. 12:19

 




조지 드레이크는 1950년 한국전쟁에 소령으로 참전했다가 여섯 살 여자 아이가 두 살 동생을 업고 구걸하는 모습을 보고 전쟁고아 돕기에 나섰다. 미국 봉사단체에 수백 통의 편지를 써서 모은 성금으로 보육원 400개를 지었고 5만여 명에게 옷과 생필품을 나눠줬다. 그는 76세 때인 2006년 광주 시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았다.

지금도 전쟁고아 사진 2000여장과 1800가지 사연을 인터넷에 올려놓고 가족 찾기를 돕고 있다.

▶한국전에 군목(軍牧)으로 나섰던 90세의 러셀 브레이즈델이 2000년 드레이크를 찾아왔다. 그는 50년간 보관해온 수백 점의 고아 사진과 자료들을 꺼내놓고 드레이크의 인터넷에 올려 달라고 했다. 50년 숨겨져 있던 사연도 털어놓았다. 자기가 1·4후퇴 때 서울에 남겨진 고아 1000명을 제주도로 공수한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의 진짜 주인공이라고 했다.

▶1950년7월 브레이즈델 중령은 '병에 시달리고 해충에 뒤덮인' 고아들을 보육원에 데려다 먹이고 입혔다. 그 해 겨울 중공군 남하로 상황이 급변해 고아들을 남쪽으로 보냈지만 1000명이나 남게 됐다. 적군이 서울에 들이닥치기 직전 극적으로 미 공군 작전책임자를 만나 수송기 16대를 얻었고 고아들을 공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공수작전은 전쟁터에 꽃핀 대표적 인간애로 꼽혀왔지만 엉뚱하게 주인공이 바뀌었다.

▶딘 헤스 공군 대령은 공수작전에 관여하지 않았지만 제주도 고아 수용시설을 돕다 공수작전의 주역으로 알려지게 됐다.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신념의 조인(鳥人)'이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1957년엔 그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록 허드슨이 주연한 영화 '전송가(戰頌歌·Battle Hymn)'가 나왔다. 대구 공군기지엔 헤스를 기리는 비석도 섰다. 브레이즈델은 1950년대 중반 헤스를 만났지만 탓하지 않았다. 대신 "번 돈을 고아들을 위해 쓰라"고 했다.

▶미 공군은 2003년에야 브레이즈델에게 '군목대상'을 수여해 잃어버린 공(功)을 찾아줬다. 그는 '전란과 아이들, 그 1000명의 아버지'라는 회고록을 썼지만 책이 나오기 전 작년 5월 숨졌다. 1주기인 다음달 1일 회고록 한국어판이 출간된다.

그가 광주 복지시설에 회고록 한국 판권을 줘 수익금을 쓰라고 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마지막 가는 길까지 놓지 않은 한국 사랑이다. "하나의 좋은 행동은 또 다른 좋은 행동을 낳는다. 옳다고 생각되면 누가 뭐라던 그 일을 하라." 회고록에 남긴 그의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 능하신주의손 ♬